25/01/2025
지난 11월 6일 시작한 이번 여정이 끝나간다. 오늘은 톨레도를 떠나 마드리드~두바이를 거쳐 26일 저녁 인천에 도착한다.
지난 주, 폴레폴레에 고드름이 맺힌 사진을 받았다. 수도 동파로 인한 사태. 제일 먼저 달려간 지인이 외부와 내부 영상을 차례로 보내줬는데 충격이었다. 2층에 물난리.. 그가 그 추운 날에 2층 물을 빼고 정리를 해주었다. 덕분에 이틀 후 정기방문한 언니네부부가 충격을 덜 받을 수 있었다. 양가에서 귀국 재촉이 없는 것에 너무 고마운 나날이었는데 폴레폴레가 우리를 쎄게 부른다.
폴레폴레와 살림집 두 장소를 다 정기적으로 살피고, 또 영진을 방문했다가 집 앞뒤를 체크하고 사진을 보내주기도 한 가족, 지인들에게 감사하다. 타국에서 이번 물난리를 겪으며 인생 참, 혼자 살 수 없구나. 함께 하는 이들이 있기에 가능하구나. 새삼 깨달은 시간.. 고맙고 미안한 마음...
여행 출발 전에 양말도 보내주고 건강차도 보내주신 분들, 또 여행 중에 든든히 챙겨먹으라고 지원금을 보내주신 여러분들께도 너무 감사하다. 집 떠나 길 떠돈다고 이렇게 응원을 보내는 마음들에 얼마나 송구한지... 지들이 좋아서 길에 돈쓰며 사서 고생하는데 뭐더러 밥값까지 내주나 싶을 법도 한데, 남의 일에 이렇게 격하게 응원하는 마음이라니... 나는 어떤 마음으로 살아왔나, 살아야 할까 많은 생각이 든다. 이번 여행 덕분에 오랫동안 연락이 끊겼다가 다시 연결된 분들도 있어 또 고맙고.. 몸은 한국에 있지만 같이 여행의 마음을 느껴준 분들께도 감사하고...
우리가 길에서 보낸 82일은 200장 남짓의 일기와 메모들을 남겼다. 팩트만 기록한 도균이의 세상 지루한 여행기는, 그날 뭘 먹었는지 대략 어느 곳에 갔는지가 보이고, 가끔 한줄씩 들어간 독특한 시선이 웃음을 자아낸다. 폴레의 일기에는 음식이나 내가 보지 못한 풍경들이 있어 좋다. 초반에는 시적이었는데 뒤로 갈수록 힘이 빠진 듯했지만 낮에도 틈틈히 써서 매일 가장 먼저 일기를 공유한 그의 성실함에 박수를.. 이렇게 하루도 빠짐없이 일기를 쓴 두 남자와 달리, 마지막 20여일쯤은 메모만 적은 올라의 일기가 부실하네;;
최근 한국에 돌아갈 날을 손꼽아 기다려온 도균이는 집에 도착하자마자 컴퓨터 게임을 시작하겠지만 여행의 시간이 준 다른 시선들이 남아있기를 바라본다. (최근에 도균이는 성당에 들를 때마다 비행기가 추락하지 않게 해달라고 기도를 한다. 여행이 시작되기 전부터 도균의 꾸준한 걱정이었는데, 어제 밤은 한걱정으로 쉽게 잠이 들지 못했다. 세월호에서 시작해 제주항공 참사까지 어린이의 마음 속 트라우마도 조금씩 치유되기를 빌어본다.)
오늘과 내일, 마드리드와 두바이의 땅에서 그리고 지구 반바퀴를 도는 하늘에서 마지막 여정을 잘 보내야겠다.
- 1.25.am 6 스페인 톨레도에서 -
#폴레폴레가족 #도균씨의배낭여행
폴레폴레 침수 구조
우리집 꼼꼼체크
모두 고맙습니다🙏🙏🙏🙏🙏
ps. 양말은 70일 이상 신었으며 이제는 구멍이 많이 나서, 한국가면 기념사진 찍고 보내줘야겠습니다.
건강차는 컨디션이 안좋을 때마다 하나씩 너무 잘 챙겨먹었습니다.
아프지 않게 잘 챙겨먹어야 된다고 보내주신 용돈도 현지음식점에서 고루 잘 먹고, 장 봐서 알차게 잘 해먹었습니다.
세 식구 각각 아플 때마다 의료상담도 해주고 관리방법을 알려준 의료인 지인들께도 너무 고맙습니다. 긴급할 때 진짜 한줄기 빛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마음으로, 글로, 큰 응원을 보내주신 여러분께도 모두 깊이 감사합니다.
폴레폴레 오픈은 조금 늦어지겠습니다🙏🙏🙏
(3월 예약하신 분들께서는 걱정 안하셔도 될 듯해요:)